sosulbalam 2020. 11. 16. 19:07

Monday, November 16, 2020

 

관리사무소에서 메인 수도를 잠그겠다는 문자가 왔다.

대문앞에 1302호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가 붙어있다. 전화를 걸었다.

“언제 고쳐주실건가요?”

“제가 왜 고쳐주어야 합니까? 아저씨가 저한테 침뱉지 않았습니까?”

“그런적 없습니다.”

“못 고쳐 줍니다.”

전화를 끊었다.

 

13층에 물이샌다고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었다.

나는 문을 열어 줄 수 없다고 했다. 13층사람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그들은 내게 '해명'과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

 

2년전 13 아저씨와의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일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어느날 계단을 내려가고 있던 중이었다. 아랫집 아저씨가 빤히 나를 쳐다본다.

낯선 사람이 독기를 내뿜으면서, 빤히 쳐다보는 그 눈빛이 여간 거북한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냥 목례를 하고 지나갔다.

며칠 후, 이번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쳤다. 1층에 도착했는데도 내리지 않고 있다.

먼저 내려서, 현관문을 나섰다. 갑자기 내 뒤에서, ‘침뱉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뭐하는 행동이냐고 버럭 거렸다. ‘죄송합니다.’란 사과의 말을 했던걸로 기억한다.

 

하룬가 이틀 후, 나는 경찰서에 전화를 했다.

13층 아저씨는 문을 굳게 닫고는 열어주지 않는다.

그렇게 소란스러웠는데, 아주머니 조차도 아저씨의 행동에 대한 그 어떤 해명도 없다.

 

지금 이것은 이 아저씨 만의 행동은 아니다.

내가 집밖을 나서면, 낯선 누군가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 또한, 경멸의 눈빛으로 독기를 내 뿜기도 한다.

내가 사는 이곳의 초인종을 누르지만 않았어도, 13층 아저씨의 행태를 그대로 두고 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 집의 초인종을 눌렀고, 내 공간을 보여달라고 한다.

 

나는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내게 헤코지를 해 놓고,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내게 요구를 한다.

본인들 집에 물이새니 ‘언제 고쳐 줄거냐고’

‘후안무치-뻔뻔하고 부끄러움이 없다-도 정도가 있다.

 

나는 문을 안여는게 아니다. 열어 줄 수가 없을 뿐이다.

관리 사무소에 연락을 해서, 우선 나의 집수도를 잠그라고 했다.

관리소장님은 보일러 전원을 먼저 차단을 하라고 설명해 주면서, 13층 아저씨와 해결을 못봤는냐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