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_점심을 먹다_37일
12:30 분이다.
신발을 신고 모자를 눌러쓰고, 다시 호텔문을 나섰다.
아까 호텔로 돌아올때 봤던 그 간판이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전요리 Primeros _ Sopa de Mani_땅콩 스프
식사 Segundos _ Pollo al horno _오븐에 구운 닭고기
후식 Postres _ Gelatina
Segundos는 종류가 다양했지만, 우선은 닭고기를 먼저 먹어보기로 했다.
식당안은 작은 정원이 있는 가정집을 개조해 놓은듯 했다.
정원에도 테이블이 몇개 마련되어 있었지만, 약간 싸늘한 날씨에 내부에서 식사하기로 했다.
창가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Por favor, limpie esto." _ 여기를 치워 주세요
"Si"
안경낀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경쾌하게 대답한다.
내게 주문을 받는 질문을 했지만, 나는 Pollo 라고만 답했다.
잠시후, 내 식탁위에 스프, 빵 그리고 소스를 내려 놓는다.
'후두두둑~'
창밖으로 빗줄기가 보인다.
Sopa de mani-땅콩스프- 가 나왔다.
소고기 덩어리와 감자 그리고 파스타가 보인다.
마스타는 마치 한국의 '수제비'를 연상시켰다.
스프와 같이 나온 빵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빵이다.
이곳 식당에서 저 빵을 처음 먹어보았다.
담백하다.
어느 식당을 가든 항상 같이 나오는 소스가 있다.
조금 덜어서 맛을 보았다.
톡쏘는 매콤함은 느껴지지만 숙성되지 않은 상태인지 풋내가 감도는 재료들의 맛은 제각각 겉돌아서 깊은 맛은 느낄 수 없었다.
이름을 들었지만, 익숙하지 않았는지 금새 까먹었다.
그러나, Picante 라는 말은 기억에 남았다.
Picante는 매콤하다는 의미이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곳 볼리비아의 음식은 푸짐하다.
저 스프의 절반 정도를 먹었는데도 배가 차오른다.
이제 스프그릇이 치워지고, 대신 닭고기 요리가 나왔다.
한국의 쌀은 따뜻한 '밥' 만으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곳의 밥은 퍼석하고 윤기는 전혀 없다.
처음 봤다. 바나나를 구워서도 먹는구나!
닭고기는 양념이 되어 있었으나, 간은 베어있지 않았고, 더우기 가슴살 부위라서 텁텁함이 느껴졌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셀러드바가 있어서, 야채를 몇가지 가지고 왔다.
그러나, 절반도 채 먹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후식이 나왔다.
젤리의 빛깔은 고왔고, 그냥 여느 젤리의 맛이다.
¿Se puede envolver?_포장할 수 있어요?
비닐 봉투 하나를 받았다.
먹다 남은 닭고기만 달랑 봉투에 넣었다.
50Bs 를 건네니, 25Bs 를 거슬러 받았다.
이제 빗줄기는 가늘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