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_나에게 준 휴일_39일
세탁물을 챙겨서 나왔다.
세탁소에 가기전 께딸 건물에 입점해 있는 사무용품점에 들렀다.
어제 그렇게 시장을 헤매서 겨우 찾은 '코팅용지'가 이곳에 버젓이 진열되어 있지 않은가?
가격도 똑같다.
그리고, 제본용 스프링도 이곳에 크기별로 있지 않은가?
혹시나 하고, 제본기가 있는지 물었지만, 그것은 이곳에서 팔지 않았다.
세탁소에 갔다.
내 하늘색 블라우스의 단추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세탁물만 맡기고 다시 길을 걸었다.
Calle 21번길인것 같다.
한눈에 이곳이 환전소라는것을 알 수가 있었다.
얼마간 더 길을 가니 이번에는 파티용품점이 보인다.
나중에 컴퓨터실 꾸밀때 유용할 것 같았다.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제법 굵어서 내천의 물이 불었다.
얼마간 더 길을가니 도로가에 주황색 천막이 즐비하다.
과일과 야채를 파는 모습이 영락없는 시장이다.
오늘만 생기는 장이 아닌, 언제나 상주하는 그런 시장 같았다.
야채파는 아낙네가 유모차에 아기를 돌보고 있었다.
그곳에서 호박, 양파, 쪽파, 그리고 알감자를 샀다.
모두 7Bs 이다.
얼마전 받은 설격려품에 고추장과 된장이 있었다.
오늘 산 재료로 된장찌게를 끓일 수 있겠다.
한쪽 옆에는 미나리도 보였다.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향긋할 것 같은데, 다음기회로 미뤘다.
위쪽으로 더 올라가니 새빨간 복숭아가 보인다.
3개에 10Bs 을 주었다.
다시 아래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커다란 생선 3마리가 자판위에 널부러져 있는게 보인다.
이곳 볼리비아에서는 해산물이 귀하다고 했는데, 이런 재래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비닐이 덮여있는 물건들 가운데서 마늘을 발견했다.
한뿌리에 2Bs다.
약간 비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기로 했다.
오늘처럼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 된장찌개와 파전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호텔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색을 갖춘 커피숍, 식당과 상점들 그리고, 아름답게 지어진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서 도로가에 물이 넘쳐 흐른다.
날씨가 맑은 날 다시 한번 와 보고 싶은 거리다.
호텔에 돌아와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남은 쪽파로 '파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설격려품에 들어있던 조미된 김도 꺼냈다.
누군가 같이 먹자고 할까?
이제 망설일 필요가 없을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