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144기_볼리비아_20211014~20231227

182_옥수수 한알_275일

sosulbalam 2022. 9. 29. 07:33

 

오늘로써 '팝콘상자 만들기' 수업이 마무리 되었다.

1~3학년은 프린트된 종이로 상자를 만들어서 그 안에 팝콘을 담아 주었다.

 

4~6학년은  '팝콘상자' 도안에 학생스스로가 본인의 이름과 성을 적게 했다.

그리고, 직접 프린트하게 했다.

프린트 나오는것이 신기했나 보다.

허리를 굽혀서 고개를 숙이고 프린트가 나오는 그 안쪽을 종이가 나올때 까지 바라보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도안을 갖고 팝콘 상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팝콘 상자 만드는 아이들과 아이들이 만든 '팝콘상자'

 

 

이곳은 수도인 라파즈에서 4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곳이다.

학교 밖의 운동장에는 양이 풀을 뜯으며 거닐고 있고,

길거리에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소가 '음메~'거린다.

부모의 손이 덜탄듯한 아이들의 겉모습은 남루하지만,

그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은 '티티카카 호수' 를 처음 봤을때 느꼈던 그 감흥에 못지 않다.

 

어제는 아추마니 시장에 가서 2kg에 20Bs 를 주고 팝콘을 더 사왔다.

오늘은 3, 5, 6학년 학생의 수업이 있어서 팝콘이 더 필요했다. 

 

6학년 남학생들의 수업이 시작될때, 컴퓨터실까지 온 여학생들이 '팝콘' 은 언제 먹냐고 묻는다.

여학생들은 어제 '팝콘상자' 만들기 수업을 했었다.

'노란 옥수수' 한알인데, 아이들은 팝콘 먹는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얀 팝콘 한개를 입에 넣으면서, 환하게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 부모님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이 아이들에게 '기억할 수 있는 작은 추억' 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제 곧 이 아이들도 성장하여 어른이 될 것이다.

오늘의 수업이 가끔씩 지치고 힘들때,

어린시절을 회고하면서  떠 올릴 수 있는 행복한 추억의 한 조각이 되었으면 한다.

 

 

교실 바닥의 '팝콘'

 

 

이제 나는 '팝콘' 에 대한 작은 추억이 하나 생겼다.

'팝콘' 을 볼 때마다 환하게 웃던 아이들의 그 맑은 눈망울을 기억할 수있을 것이다. 

 

모든 수업이 마무리되고 난 후, 교실바닥에는 팝콘과 종이조각들이 뒹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