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144기_볼리비아_20211014~20231227

194_학예 발표 및 평가_302일

sosulbalam 2022. 10. 26. 09:04

 

8시30분이 아직 안됐는지, 교문이 열려있다.

입구에서 알콜을 뿌려주는 아저씨가 한명이 서 있다.

손을 내미니 고개를 돌린채 알콜만 뿌려준다.

 

운동장에서 1학년 선생님을 만났다.

오늘 수업이 없다, 대신 전학년 학예 발표 및 평가회가 있다고 한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학생 한명이 다가와서, 컴퓨터실에 모자를 두고 왔다고 한다.

같이 3층으로 올라갔다.

컴퓨터 실에서 나오는 길에 교장선생님과 마주쳤다.

오늘은 학예발표 및 평가회가 있는 날이기때문에, 수업이 없다고 한다.

대신, 같이 참석해 달라고 하신다.

 

 

잠시 후, 교장실로 하나둘씩 낯선 사람들이 들어와 어느새 교실안이 꽉 찼다.

한명씩 다가와 내게 악수를 청한다.

아까 교문에서 내게 고개 돌리고 알콜을 뿌려주던  그 아저씨도 내게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이번에도, 고개는 저쪽으로 돌리고 손만 내민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악수'를 청하는건지?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허공에 메아리 친다.

교장실 문쪽에서 선생님 한분이 음식을 들고 들어오신다.

  

 

교장실 옆쪽에 위치한 '양호실' 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나르고 있는 중이었다.

나도 그들과 같이 교장실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음식을 날랐다.

아침을 먹고온 내게도 '닭 백숙' 을 한대접 내민다.

 

학예 발표회 전의 조례

 

어느새, 운동장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가득찼다.

교장선생님의 연설이 3층까지 들려온다.

 

 

Guardería_유치원생 부쓰

 

조례가 끝난 운동장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예발표 준비가 한창이었다.

내 옆에 서 있던 저 노란 옷을 입은 학부모가 헛기침을 한다.

'에헴' 옆에서 또 다시 어떤 남자의 헛기침 소리가 난다.

 

바로 옆의 프라쯔 따마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평가서를 들고 유치원생들 주변에 서 있었다.

 

 

유치원생 부쓰_야채와 뀌누아

 

바로 옆 부쓰에는 야채를 설명하고 있는 유치원생이 보였다.

그릇에 담긴 야채전을 한입 베어 물었다. 너무 짜다.

뀌누아를 한잔 따라서 내게 건낸다.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한국의 '식혜' 보다 뭔지 모를 묵직한 맛이다.

학생들과 같이 먹으라고 팝콘 한다발을 아주머니에게 건넸다.

 

 

1학년 학생들 발표부쓰

 

몇 발자국 걸어가니 이번에는 1학년 부쓰가 보인다.

책상위에는 '부루마블' 이 놓여져 있고, 커다란 주사위가 보인다.

각각의 미션은 '덧셈' 과 '그림', 그리고 '산수'문제 였다.

6~7세 정도의 학생들인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2자리 숫자의 덧셈을 척척 해낸다.

 

 

주사위를 옮기는 1학년 학생들

 

폭력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이곳 깊숙한 산속마을 학교에서도 볼 수 있었다.

어린이와 여자에 대한 '폭력과 고성' 에 대한 주제를 다룬 부쓰가 2곳 이상이었다.

 

 

폭력 근절 캠페인과  숨어서 과자 먹는 아이들

 

이곳 마리끼리비 초등학교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였다.

학교 운영위원 가운데 한명이었던, 어떤 남자 학부모가 내게도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나는 이곳의 '이방인' 이고, 그들 보다 더 나이도 많았으며, 본인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 인데,

설혹 내가 실수를 했다 했다고 하더라도, 그런식의 폭력적인 방법을 취해서는 안됐었다.

 

하물며, 본인들의 실수였는데도,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고함'과 '폭력' 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야채와 과일 및 미디어속 폭력에 대한 발표

 

또 다른 부쓰에는 미디어속 폭력성에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5~6명의 학생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발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5학년 학생들의 부쓰

 

이번에는 5학년 학생 부쓰로 다가갔다.

내게 과자가 담긴 점시를 내밀며, 먹으라고 한다.

종류별로 한개씩 집어들고 마침 옆에 있던, 유치원생에게 손을 내밀었다.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돌리더니,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과자를 손가락으로 집는다.

나와 학생들은 서로 멍한 표정으로 처다보고, 한바탕 웃었다.

 

 

6학년 부쓰

 

6학년 부쓰에서도, '폭력' 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했다.

학생들의 발표회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지,

하나 둘씩 정리되고 있는 부쓰들이 보인다.

 

이곳 마리끼리비 초등 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공식 행사' 에 참여한 날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나의 부족한 스페인어 였다.

항상 맑은 웃음을 짓는 아이들에게 말도 더 많이 걸어주고,

질문도 많이 하면 좋았은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