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_1학기의 마지막 수업_547일
마지막 수업주간
이번주가 1학기의 마지막 수업이 있는 주간이다.
다음주 월요일 부터 방학에 들어가지만,
컴퓨터 수업은 이번주 목요일까지만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다가오는 방학을 생각하면,
입가에는 미소가 드리워지고,
'흥' 이 올라서 자판위의 손가락이 가볍게 날라 다닌다.
이번 방학에는 '페루' 에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비행기 타는것이 신기하지도 않고,
티케팅 하는것이 낯설지도 않다.
또한, 창가쪽 자리에 앉아서 내다보는 풍경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이다.
내 스스로 계획표를 짜고 코스를 정해서 '국외 여행' 을 하는 것이,
더욱이 '베낭 여행' 을 가는 것은......
미니 버스에서 내렸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내 발걸음은 마치 구름위를 걷듯 사뿐거렸다.
앞쪽에서 마주오는 여자두명이 보인다.
갑자기 '기침소리' 가 들린다.
이곳 볼리비아에 온 이후부터,
'기침소리', '코푸는 소리', '크게 침뱉는 소리',' 바로 앞에서 침뱉는 시늉',
'갑작 스러운 고함소리'가 주변에서 끊이질 않는다.
내게 헤코지 하는 그네들은 히죽 거리며 웃는 모습조차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듯 해서,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오늘은 '나를 한번 쳐다봐 주세요' 라는 간절함인듯 해서,
그 아낙의 얼굴을 그냥 쳐다 보았다.
교문에서 알콜을 뿌려주는 '학교 운영위원회' 가운데 한명인 40대 중반의 아저씨가
내게 인사를 건네며, 싸인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
어제 보낸 '활동 물품 신청서' 에 싸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깨끗해진 컴퓨터실
교실문을 열고 들어간 컴퓨터 실은 뭔가 달라져 있었다.
뒤쪽에 있던 부서진 의자들이 없었다.
책장안에 있던 사용 안하는 마우스와 그외 다른 집기들이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또한, 교실 한쪽 벽면에 치워두었던, 전선이며 오래된 모니터 들도 없었다.
몇 달 전에 교장선생님께, 컴퓨터 실의 사용하지 않는 집기들을 팔아달라고 요청했었다.
전부 어떻게 처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교장선생님께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컴퓨터 수업
3학년 학생의 컴퓨터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을 끝마칠 때쯤, 아이들을 한명씩 안아주면서,
¡Que tenga buen vacaciones!
5학년 아이들의 수업이 끝났을 때도,
내게 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아이들을 한명씩 앉아 주면서,
'즐거운 방학 보내' 라고 말해 주었다.
이제 1학년 학생들의 수업만 남았다.
다른 학년들은 '타자연습' 을 하면, '사탕' 을 하나씩 나눠 주었는데,
1학년은 한번도 '사탕' 을 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이 끝날때, '막대사탕' 을 하나씩 나눠 주면서,
교실로 돌려 보냈다.
화요일의 방과후 수업
모든 수업을 마치고, 잠시 컴퓨터 실에 앉아 있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Adelante'
5학년 학생들이 컴퓨터 공부를 더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원래 '화요일' 은 '선생님' 들을 위한 방과후 수업시간이다.
그러나, 오늘도 선생님은 한 분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화요일 마다 방과후 수업' 을 하자고 말했다.
부모님 한테 말씀 드리라고 했는데,
계속 지속이 된다면, 방학이 끝난 후에 '교장선생님께' 말씀 드려야 할 것 같다.
스크래치로 '코딩 수업' 을 진행했다.
배경화면을 불러오니, 신기해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들린다.
새로운 오브젝트를 불러오고,
움직임을 코딩했다.
눈을 반짝 거리며,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교실가득 활기를 가져다 준다.
1학년에게 나눠주고 남은 막대 사탕이 4개 남아 있었다.
그런데, 학생은 5명이다.
컴퓨터와 책상을 정리하고, '가위바위보' 를 하라고 했다.
막대사탕을 받지 못한 한 아이에게 '마쉬멜로' 를 주었다.
교실 문을 닫고 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화요일의 수업이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