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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144기_볼리비아_20211014~20231227

282_도시락 재료_706일

by sosulbalam 2023. 12. 5.

 

운동장에 둘러 앉은 사람들

 

지난 목요일날 학생들의 컴퓨터 성적표를 정리하고 정오가 한참 지나서 컴퓨터실을 나왔다.

한산한 운동장 한켠에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둥글레 둘러 앉아서,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가던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교장선생님' 이었다.

휙 둘러보니,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고등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학교 운영위원회 사람들이었다.

내가 컴퓨터 실에 있는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그 누구도 내게 같이 먹자고 권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곳에서 나는 철저한 '이방인'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번 현지평가 회의때, 같은 자리에 앉았던 '남자 코디네이터' 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학교에서는 도와주나요?"

그때는 별 의미없이 흘려버렸다.

 

같이 앉아서 음식을 먹으라는 교장선생님의 권유에 그냥 '포장' 해 달라고 했다.

나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음식이 넘어갈리 없었고,

'불청객' 이 되어서 그네들의 모처럼의 만찬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초대

 

 

 

 

미니버스를 기다리면서, 비닐봉투에 담긴 음식물을 바라보았다.

교장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내가 당신들을 초대하고 싶은데, 몇명이 참석할 수 있나요?'

 

 

금요일날 학생들 컴퓨터 성적표를 마무리 해야 해서 학교에 나갔다.

마침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나의 초대에 초등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참석한다고 했다.

조금 의아했다.

유치원 2학년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내게 대면대면 하게 대하던 선생님들었는데......

 

 

깔라꼬또 한국 식당

 

이들에게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며칠전 깔라꼬도에 있는 '봄' 이라는 한국식당에 갔다.

'짜장면' 과 '김밥' 을 주문했는데, 짜장면은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었고,

김밥도 내가 싸는게 더 나을것 같았다.

닭도리탕과 감자탕도 있었는데, 내게는 전혀 맵지 않은 음식들도 이들에게는 어떨지 알 수 없었다.

 

 

소풍

 

음식을 갖고 아초까야 호수에 가자고 건의했다.

지난번에 3학년 선생님이 '아초까야 호수' 에 같이 가자고 했던 말이 기억났다.

선생님들에게 작은 '추억' 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도 같이 동행하자는 나의 제안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행사가 있을때 마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도, 어째서 이번 소풍의 동행을 거절하는지 의아했다.

 

 

도시락

 

'음식은 누가 준비하나요?'

 

지난번에 학교내에 있는 '요리 실습실' 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그 '요리 실습실' 은 고등학교 소유다.

이들과 한국음식을 같이 만들어서 나누고 싶었고, 재료는 내가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이들을 '초대' 하면서, 음식도 내가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교장선생님의 질문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김밥 재료

 

오늘은 하루 종일 수요일날 있을 '소풍' 을 위해서 '김밥'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외출을 여러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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