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가 선명한 날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부엌으로 가서 전기밥통의 스위치를 누른 후, 김밥 재료를 준비했다.
도르르 말린 김밥 두 줄을 다 먹고 정리를 한 후에도 7시가 채 되지 않았다.
네이버 지도를 실행해서 가 볼 만한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물통을 준비하고, 모자까지 눌러쓴 후 문을 나섰다.
산책을 하다
날이 약간 흐렸는데 사물은 더욱 뚜렷하다.
뒷동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고즈넉한 그 동산길을 자박자박 걸었다.
형용색색의 낙엽이 뒹굴고 있는 그 길은 연출력이 뛰어난 감독의 영화속의 한 장면들 같았다.
명도가 굉장히 뚜렷해서, 마치 모든 사물 테두리에 실선을 그어 놓은 듯 했다.
일부러 미끄러지든 지면 가까이 운동화 발바닥을 끌리듯 걸었다.
테니스화 밑창으로 낙엽이 부딫치는 바스락 거림이 새소리와 어우러져 바람과 함께 내 귓가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야생 국화
내일 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했는데, 이제 개화하기 위해 준비중인 꽃 몽우리가 국화꽃 사이에서 수줍은 듯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샛노란 국화꽃이 따뜻한 수증기와 함께 몸속으로 향기를 들이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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