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하루의 기록

114_일요일 아침

by sosulbalam 2024. 11. 17.

 

 

명도가 선명한 날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부엌으로 가서 전기밥통의 스위치를 누른 후, 김밥 재료를 준비했다.

도르르 말린 김밥 두 줄을 다 먹고 정리를 한 후에도 7시가 채 되지 않았다.

 

네이버 지도를 실행해서 가 볼 만한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물통을 준비하고, 모자까지 눌러쓴 후 문을 나섰다.

 

 

 

산책을 하다

 

날이 약간 흐렸는데 사물은 더욱 뚜렷하다.

 

뒷동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고즈넉한 그 동산길을 자박자박 걸었다.

 

형용색색의 낙엽이 뒹굴고 있는 그 길은 연출력이 뛰어난 감독의 영화속의 한 장면들 같았다.

명도가 굉장히 뚜렷해서, 마치 모든 사물 테두리에 실선을 그어 놓은 듯 했다.

일부러 미끄러지든 지면 가까이 운동화 발바닥을 끌리듯 걸었다.

테니스화 밑창으로 낙엽이 부딫치는 바스락 거림이 새소리와 어우러져 바람과 함께 내 귓가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야생 국화

 

내일 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했는데, 이제 개화하기 위해 준비중인 꽃 몽우리가 국화꽃 사이에서 수줍은 듯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샛노란 국화꽃이 따뜻한 수증기와 함께 몸속으로 향기를 들이미는 것 같다.

 

'한국 > 하루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6_오후5시30분  (0) 2024.11.19
115_11월 중순의 한국  (0) 2024.11.18
113_계단 오르기  (0) 2024.11.14
112_기다려지는 택배  (0) 2024.11.07
111_USB 연결잭  (0) 202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