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3교시가 끝나고 레크레이션 시간이 시작되었다.
초코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교실 문 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유치원 1학년 선생님이 처음 듣는 음료의 이름을 말하면서, 마시겠느냐고 묻는다.
지금 우유를 마시고 있다고 대답은 했지만,
내가 있는 교실까지 일부러 찾아오신 선생님을 혼자 돌려 보내고 싶지 않아서,
교사들이 모여있는 작은 공간으로 함께 동행했다.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선생님들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은 선생님들이 아침에 출근하면,
출근확인을 위해서 서명을 하는 2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이다.
한쪽 벽면에는 책장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는 서랍이 달린 암갈색 책상이 놓여 있다.
문 바로 옆 공간에는 인체의 명칭을 적어놓은 차트들이 세워져 있었다.
한번 휙 둘러보면서, 이곳이 도서 대여 공간으로 바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책상 위에 놓인 커다란 은색 양푼이에 하얀 거품이 인 모습은 마치 크림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1회용 컵에 한잔 가득 따라 내게 건네주면서
바띠도 데 우에베
한모금 들이키는 순간 '알콜' 특유의 향기가 올라온다.
6학년 남자 선생님이 맥주병을 내게 보여주면서 '바띠도' 라고 설명하신다.
그 맥주와 달걀을 섞어서 만든 음료였다.
알콜이 함유되었느냐는 나의 말에 그것은 아주 조금 들어서,
이 음료는 '아이들' 을 위한 음료라고 한다.
선생님들과의 짧은 대화
학교에서 오가다가 만나면, 그냥
'Buenos Dìas' 혹은 'Buenos Tardes'
라는 짧은 인사말만 건넸는데,
오늘은 그 음료 덕분에 이곳 선생님들과 한 공간에 머물 수 있었다.
'A finales de Diciembre' 에 한국에 돌아갈거라는 대답과
이곳에서 2년을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 가느냐는 질문에,
다른 나라에 가기 위해서 '점수' 가 필요하고,
그래서 지금은 시험을 준비중이라고 대답했다.
이분들과 있으면, 어떤 긴장감도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저절도 미소지어지고, 자연스럽게 'Buens Dìas' 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그분들에게서도 밝은 긍정의 에너지가 전해져 온다.
컴퓨터 교실로
10시 20분이다.
한손에 마시다 만 음료수를 들고 나는 다시 컴퓨터 실로 돌아왔다.
'따르릉'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컴퓨터실 문이 열리고, 5학년 여학생 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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