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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144기_볼리비아_20211014~20231227

298_85년생

by sosulbalam 2024. 3. 29.

 

85년생

 

85년생이라고 했다.

교육원에서 내 옆자리에 앉았는데, 마침 점심먹으러 가는 시간이 되었다.

"같이 갈래요?"

그 다음부터 점심시간이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곤 했다.

 

COVID-19 로 인해 모로코에서 중도귀국후, 거의 1년만에 볼리비아로 재 파견이 되었다.

그런데, 같은 기수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아이는 85년생이다.

 

간간이 보이는 무례한 행동들을 지나치곤 했다.

 

 

 

반말을 하는 아이

 

한 날은 그 아이와 점심을 함께 했다.

그 아이는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별로 말수가 없는 나였지만, 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 이런 저런 질문을 건넸다.

 

그런데, 갑자기 "야! 너보다는 더 잘먹는다"

순간 너무 당황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이곳 코이카 단원들은 변하지 않는구나!
20년전 베트남에서 단원생활 했었을때 였다.
한날 우리집에 한 단원이 놀러 왔었다.마침 끼니때라 따뜻한 밥을 지어 내 식탁에 앉혔다.잘 먹고 나더니 하는 소리가"언니, 우리집에 와서 밥하세요!"순간 정적이 흘렀다.

 

잠시 있다가 본인이 밥을 먹지 않는것에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한다고 한다.

 

본인이 밥을 먹던 굶던, 무엇을 먹던 이러쿵 저러쿵 거릴 필요가 없고,

그 단원이 먼저 그런 말을 꺼냈을 뿐이다.

그래서, 그저 담담하게 질문을 건넸을 뿐이데,

그 아이는 과도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을 했다.

 

 

 

차가운 말한마디

 

질문이 불쾌했다면,

'질문이 좀 불쾌합니다.' 아니면, '다른 이야기 하면 좋겠어요'

하면서 주제를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인데,

그 반말 말한마디가 차가운 냉기를 감돌게 했다.

 

내 공간에 이 아이를 들였던 것이 내 실수였다.

굉장히 막돼먹은 아이구나!지금 돌이켜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