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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144기_볼리비아_20211014~20231227

294_나의 마지막 식물들을 보내다_723일

by sosulbalam 2023. 12. 22.

 

 

나의 식물들

 

길거리에서 하나 둘 주워온 식물들이었다.

그대로 지나쳤으면, 거름이 되어 다시 흙속으로 돌아갔을 식물들 이다.

이제 나는 이곳 볼리비아를 떠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이 식물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했다.

 

 

 

마침 학교에 3학년 선생님 집에 작은 '정원' 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모든 식물들을 그 선생님 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하얀 비닐봉투에 일부 화초를 담아 Calle 8까지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화초의 무게때문에 손가락이 아팠다.

 


 

 

 

 

 

Plaza Humboldt

 

Plaza Humboldt  한 가운데는 '아틀라스가' 우주를 어깨위로 떠 받치고 있는 동상이 우뚝 서 있다.

화단 난간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던 아저씨가 내쪽을 빤히 쳐다본다. 그 눈길이 불편했다.

그 선생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웃는 모습으로 내쪽으로 다가오는 여자가 보인다.

동생과 함께 왔는데, 빨간 자동차를 타고 왔다고 한다.

 

집에 남아 있는 화초가 더 있는데 그것을 가져갈 수 있는지 물었다.

내게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는지 묻는다.

27일날 아르헨티나로 가서 이과수 폭포를 구경하고,

그 다음에 한 1~2주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집으로 초대

 

처음이다.

내 공간에 '볼리비아 사람' 을 초대하는것이......

따뜻한 물에 홍삼가루를 타서 건냈다.

 

한개의 화분만 남겨 놓고 나머지 화초들 모두를 선생님께 건넸다.

어디서 가져 왔는지 묻는다.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것, 그리고 교회 정원에서 갖고 왔다고 했다.

 

2년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준 화초들이 좋은 곳으로 가서

더욱 아름답게 성장하길 기원한다.

 

손을 흔들면서, 저 멀리 빨간 자동차가 떠나는 모습을 잠깐 지켜 보았다.